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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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용 운 (수필 겸 수기)
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오,
서글픈 노래가 수시로 울려나오는 노인종합 복지관,
갈곳 없는 따분한 노인들이 장기나 바둑알에 매달려 시간을 보내는가하면 나름대로 취미활동을 찾아 생활 댄스도 배우고 탁구도 치며 한세월 보내기도 하지만 그나마 그 정도 할 수 있는 사람은 건강한 늙으니 에 속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공원이나 휴게실 의자에 앉아 멀거니 공상을 하며 하루해 보내면서 얼빠진 것 같은 노인들도 많이 있다,
어디 그뿐인가 치매나 중풍으로 자기 몸을 마음대로 잘 움직이지 못하는가 하면, 사물에 판단이나 삶에 느낌을 모르는 불상 한 사람들도 있다.
바로 이런 모습들이 현대판 고려장(高麗葬)이 아니겠는가?
모두가 비생산 적이고 사회가 바라지 않는 꼬부라진 인생, 고독의 나날을 탈피하기 위하여 산에 올라 정복의 승리감을 맛보며 산아래 인간 세상을 한눈에 보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농부들의 손이 닫지 않아 해묵은 토지를 등산 할 적마다 조금씩 파서 작은 밭을 이룩했고,
옥수수며 고추 감자 등의 씨를 넣으니 씨는 속임 없이 파란 새 싹이 나오는 신비로움을 보면서,
흙의 인내심과 정직함을 배웠고, 여름 내내 가꾸며 땀 흘린 덕으로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가짐으로서 노동의 참 보람을 느꼈다.
노인들의 어려운 고비를 슬기롭게 보내라는 시책의 일환으로 노인 일자리 창출은 노년의 작은 행복을 찾아주는 길이라고 본다.
나도 그 대열에 끼어 활동 할 수 있는 길을 가지게 되었다.
인생 석양 길에 접어든 노인이지만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간의 참된 역할을 해야 함은 물론 젊은이들에게 더 큰짐이 되지 않아야 되겠다는 신념을 가진다.
6,7,년 전 1,3,세대교육부터 내리사랑에 이르기까지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천진 난 만한 아기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면서 귀엽고 아름다운 사랑을 느꼈고, 누구나 사람은 무한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요즘은 세상이 아주 편리하게 되어 학원 차들이 문 앞에까지 데려가고 데려오기 때문에 길거리에서는 아이들 만나보기가 어렵고 학교나 어린이집엘 가야 볼 수 있는 시대가 된지라 아이들 만나보기가 어려운 때에 나는 수시로 어린이들과 대화하며 세월 보낼 수 있는 특별한 시간 강사다,
조그마한 손, 이뿐 손가락으로 붓을 단단히 잡고 하얀 화선지에 까만 먹물로 또박또박 쓰는 서예, 묵향 물신 물신 풍기며 동심으로 도라 가 한세월 보내면서 점점 좋아지는 아이들의 글씨를 보고 더욱 삶에 보람을 느낀다.
아직은 풋사과 같고 실도랑에 가재새끼 같이 세상모르는 어린 아이들에게 문, 방, 사, 우를 익히고 집필 법을 가르치며 하나 하나 손을 잡아 주다보면, 어느새 딴 아이는 얼굴과 눈에 먹칠을 해서 황소같이 되고 옷에 먹물을 뿌려 황당할 때도 있었지만, 차차 익숙해지면서 먹칠도 안하고 글씨도 제법 쓰는 것을 볼 때 대견스럽다.
이제 나이 먹어 할아버지라고 부를 망정 나를 좋다고 매달리고 달려드는 아이들의 천국에서 꿈같은 나날을 바쁘게 보내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며 작은 행복을 누리고 있다.
이제 남은 여생을 묵향(黙香)에 젖어 더 배우고 익히며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아름다운 황혼을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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